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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턴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가벼운 세대 차이 코미디쯤으로 생각했습니다. 70대 노인이 패션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이 그냥 웃기려고 만든 장치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머릿속에 남은 건 웃음이 아니라 '나는 직장에서 저런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인턴》은 세대 갈등을 다루는 척하지만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벤 휘태커가 신뢰를 얻는 방식

주인공 벤 휘태커는 4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했고, 전화번호부 제작 회사에서 부사장(VP, Vice President)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여기서 VP란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고위 관리직을 의미하는데, 그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뉴욕 브루클린의 의료 패션 스타트업 ATF에 시니어 인턴으로 지원합니다.

제가 이 장면에서 주목한 건 벤이 지원 영상을 찍는 태도였습니다. 젊은 지원자들처럼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그냥 자신이 누구인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3년 전 부인과 사별하고 은퇴 후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 했다는 것까지요. 이게 통했고, 그는 선발됩니다.

막상 첫 출근 날 벤의 손에는 구형 폴더폰이 들려 있었고, 컴퓨터보다 계산기가 훨씬 익숙한 모습이었습니다. 젊은 동료들의 반응은 냉랭했고, 대표 줄스 오스틴은 아예 대놓고 "당신에게 기대하는 게 없다"라고 말합니다. 저였다면 그 자리에서 위축됐을 텐데, 벤은 그냥 묵묵히 주변을 살폈습니다.

그가 신뢰를 얻는 방식은 단순합니다. 일을 달라고 요청하는 대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합니다. 동료들의 업무 흐름을 파악해 조용히 도와주고, 줄스의 운전기사가 몰래 음주하는 장면을 목격했을 때도 소란 없이 상황을 정리합니다. 이걸 직장 내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이라고 부르는데, 자기 효능감이란 스스로 특정 상황을 처리할 수 있다는 믿음과 행동력을 뜻합니다. 벤의 경우 이게 경력에서 나온 게 아니라 태도에서 나왔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 경력을 내세우지 않고 현재 상황에 맞는 역할을 스스로 찾음
  • 문제를 발견했을 때 소란 없이 조용히 해결하는 방식 선택
  • 줄스가 마음을 열기 전까지 억지로 가까워지려 하지 않음
  • 비밀을 지키고, 상대가 준비됐을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벤이 줄스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뒤의 행동이었습니다. 곧바로 줄스에게 달려가 말하는 대신, 그녀가 직접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이게 사소해 보이지만, 사람을 얼마나 존중하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생긴 여유가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쌓인 감각이라는 점이 달랐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서 조절 능력(emotion regulation)이라고 표현합니다. 즉, 자신의 감정이나 판단을 즉각 표출하지 않고 상대방의 속도에 맞춰 조율하는 능력입니다. 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 따르면, 이러한 정서 조절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대인관계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속도가 빠르고 지속성도 높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요약: 벤 휘태커는 경력이 아닌 태도와 배려로 신뢰를 쌓았고, 그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캐릭터로 만든 핵심이었습니다.

 

 

세대 차이를 넘는 상호 보완의 구조

《인턴》에서 제가 흥미롭게 본 부분은 세대 갈등을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구조로 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벤은 40년 경력과 부사장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ATF에 들어온 뒤 단 한 번도 "내가 더 잘 안다"라는 태도를 취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줄스도 처음에는 벤을 노골적으로 불편해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방식이 자신에게 없는 무언가라는 걸 인정하게 됩니다.

이걸 세대 간 멘토링(intergenerational mentoring)이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경험 많은 쪽이 젊은 쪽을 가르치는 방향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교환하면서 양쪽 모두 성장하는 구조입니다. 출처: Harvard Business Review에 따르면, 역방향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 실제 기업 조직에서 세대 간 이해도와 협업 효율을 높이는 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관계는 현실에서 굉장히 드뭅니다.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경력이 많은 쪽이 자연스럽게 권위를 갖게 되고, 적은 쪽은 그걸 따르거나 저항하는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인턴》이 판타지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영화가 현실과 다른 지점

솔직히 말하면, 벤이라는 인물이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그려진 면이 있습니다. 일 처리도 능숙하고, 눈치도 빠르고, 비밀도 완벽하게 지키며, 감정 조절도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저도 보는 내내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을까' 싶었습니다. 현실에서 세대 갈등은 단순히 태도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이 설정이 불편하지 않았던 이유는, 벤의 장점이 나이나 권위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줄스에게 CEO 자리를 새 외부 인사에게 넘기려는 결정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도, "내가 더 경험이 많으니까 내 말이 맞다"라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직접 물류창고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의류 포장 방법을 가르치던 줄스의 모습을 봤기 때문에 이 회사가 성공한 이유를 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결정은 줄스에게 돌려줍니다.

이 장면이 제게는 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솔직한 순간이었습니다. 조언이 진짜 조언이 되려면 상대를 오래, 가까이서 실제로 봤을 때 가능하다는 것. 그게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을 벤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요약: 《인턴》의 세대 관계는 한쪽이 가르치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을 교환하는 상호 보완으로 그려졌고, 그것이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영화 인턴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가요?

A. 실화는 아니고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오리지널 각본입니다. 다만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 자체는 실제로 여러 미국 기업에서 도입한 사례가 있고, 영화가 그 흐름을 반영한 면은 있습니다. 영화 속 ATF는 가상의 회사이며, 줄스와 벤의 관계도 완전히 픽션입니다.

 

Q. 영화 인턴에서 벤 역할을 누가 맡았나요?

A. 70대 시니어 인턴 벤 휘태커 역은 로버트 드니로가, 스타트업 대표 줄스 오스틴 역은 앤 해서웨이가 맡았습니다. 두 사람의 세대 차이가 실제로 극명하게 대비되면서도 케미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점이 영화의 강점 중 하나입니다.

 

Q. 영화 인턴은 어떤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영화인가요?

A. 직장 내 인간관계나 세대 차이로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입니다. 거창한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일상적인 장면들로 신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보고 나서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남겨줍니다.

 

Q. 영화 인턴에서 줄스가 CEO 자리를 외부 인사에게 넘기려 한 이유는 뭔가요?

A. 투자자(VC, Venture Capital)들의 압박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재고 관리와 물류 운영이 한계에 부딪혔고, 외부 전문 CEO를 영입하면 조직이 안정될 거라는 판단이었습니다. 또한 남편과의 관계 문제로 인한 심리적 부담도 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영화 안에서 암시됩니다.

 

 

결론

《인턴》을 다시 떠올려보면, 제가 부러웠던 건 줄스의 성공이 아니었습니다. 벤 같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부러웠습니다.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힘들 때 먼저 판단하지 않고 말없이 옆에 있어줄 줄 아는 사람. 저도 나이가 들었을 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대 차이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을 때, 오히려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지금 직장 생활에서 막혀 있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작은 힌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번 보시고, 나라면 벤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지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youtu.be/fnxk4JhQdvo?si=q2k2VilWrLKKSk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