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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철인왕후》를 처음 볼 때 그냥 가벼운 코미디 사극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초반 몇 화만 봤는데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빠져들었고, 나중에야 그 이유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 남성의 영혼이 조선 왕비 몸에 들어간다는 설정이 단순한 웃음 장치로 끝나지 않고, 궁중 권력 구도까지 자연스럽게 건드리고 있었던 겁니다.장봉환이라는 이질적 존재가 만드는 웃음제가 직접 보면서 가장 먼저 감탄한 건 신혜선의 연기였습니다. 한복을 입고 족두리를 얹은 중전의 얼굴로 현대 남자처럼 행동하는 게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워서, 설정을 알면서도 가끔 진짜 장봉환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장봉환은 원래 청와대 소속 셰프였습니다. 기빈, 그러니까 국빈 만찬에 음식을 올리는 최고 등급의 주방장이었는데, 음..
사랑하면 이길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는 21세기 여성이 고려 시대로 타임슬립(time slip)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로맨스 사극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켰다가, 나중엔 결말을 알고도 초반부를 다시 보면서 혼자 멍해진 작품입니다.정략결혼과 황위 다툼 — 고려 황실의 냉혹한 구조역사적으로 태조 왕건은 기록상 부인만 29명, 자녀 34명을 둔 것으로 전해집니다(출처: 한국역사연구회). 이 숫자가 단순한 트리비아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이 드라마가 그 숫자 하나하나가 정략결혼(政略結婚)의 결과물임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정략결혼이란 감정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로 맺어지는 혼인을 뜻합니다. 각 지역 호족의 딸들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