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가벼운 세대 차이 코미디쯤으로 생각했습니다. 70대 노인이 패션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이 그냥 웃기려고 만든 장치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보고 나서 한참 동안 머릿속에 남은 건 웃음이 아니라 '나는 직장에서 저런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인턴》은 세대 갈등을 다루는 척하지만 결국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벤 휘태커가 신뢰를 얻는 방식주인공 벤 휘태커는 4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했고, 전화번호부 제작 회사에서 부사장(VP, Vice President)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여기서 VP란 조직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고위 관리직을 의미하는데, 그런 경력을 가진 사람이 뉴욕 브루클린의 의료 패션 스타트업 A..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인정받는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미생》을 처음 볼 때와 지금 다시 볼 때, 그 믿음에 대한 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의 장그래가 회사에서 살아남는 과정이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라, 노력과 성과가 반드시 신분을 바꿔주지는 않는다는 현실을 정면으로 보여주는 드라마였습니다.계약직 차별: 성과가 신분을 바꾸지 못하는 현실《미생》에서 제가 알고 봐도 씁쓸했던 장면은 장그래가 직접 기획한 카자흐스탄 물탱크 수출 사업이었습니다. 재무팀 예산 승인까지 받아낸 아이디어였는데, 담당자가 계약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천 과장과 김동식 대리로 교체됩니다. 기획실은 "계약직 사원에게 사업을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오히려 계약직에 대한 내부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