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을 알고 다시 봐도 감정이 전혀 덜하지 않은 드라마가 있을까요? 저는 추석 연휴 동안 《미스터 션샤인》을 두 번째로 정주행하면서 그 질문에 스스로 답을 얻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보다 오히려 더 많이 울었고, 더 많은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말을 아는 상태에서 보는 초반의 평범한 대사들이 이렇게 다르게 읽힐 줄은 몰랐습니다.서사 구조: 16회 분량이 왜 전혀 늘어지지 않는가《미스터 선샤인》은 총 24부작으로, 평균 방영 시간이 회당 70~90분에 달합니다. 단순 계산만 해도 총 시청 시간이 30시간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입니다. 여기에 유진 초이, 고애신, 구동매, 김희성, 쿠도 히나라는 다섯 명의 주요 인물이 각자의 서사를 갖고 동시에 진행되니, 처음 보는 입장에서 인물 관계를 따라가는 데 상당..
위로를 받으려면 상대가 내 사정을 먼저 알아야 할까요. 저는 이 드라마를 두 번 보고 나서야 그 질문의 답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나의 아저씨는 스물한 살 지안과 중년의 직장인 동훈이 서로의 무너진 시간을 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지안의 삶이 너무 안쓰러워서 거기에만 시선이 꽂혔는데, 다시 보니 동훈도 만만치 않게 자기 삶을 겨우 버티고 있었습니다.도청이라는 설정이 왜 이렇게 잘 작동했나지안이 동훈에게 처음 다가간 건 순수한 마음에서가 아니었습니다. 지안은 처음부터 동훈의 뒤를 캐고, 그 과정에서 도청 장치를 이용해 그의 일상을 엿듣습니다. 도청(surveillance)이란 상대의 동의 없이 사적인 대화나 행동을 감시·기록하는 행위로,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명백히 잘못된 행동입니다. 그런데..
